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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쿠르테이프의 편지"를 읽고...
    2021-10-02 18:23:21
    이상일
    조회수   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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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하나님의 마음을 상상하는 경우가 많다.

    어떤 한 사건을 접할 때 "하나님이라면 어떻게 하실까?", "하나님은 내가 어떻게 하기를 원하실까?" 이런 생각 말이다.

     

    그런데 의외로 사단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경우는 적다고 생각된다.

    "사단이라면 어떻게 생각할까?" "지금 이 상황에서 사단은 내가 어떻게 행동하고 생각하기를 원할까?"

     

    물론 상상만으로도 충분히 섬뜩한 가정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은 우리의 신앙생활에 꽤 유익을 가져다 준다.

    본서는 바로 이런 입장에 서 있는 책이다.

    저자인 C.S.루이스가 사단의 입장에서 생각을 하면서 써 나간 것이기 때문이다.

     

    본서는 "스크루테이프"라는 고참급 악마가 "웜우드"라고 하는 신참급 악마의 멘토가 되어 "편지"라는 형식을 통해 업무지시를 하는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물론 본서에서 등장하는 "스크루테이프"가 말하는 "원수"는 하나님이다.

    저자가 택한 편지라는 형식은 속내 깊은 이야기를 하기에는 참 좋은 형식이다.

    본서가 담고 있는 내용은 그리 쉽지 않고 많은 생각을 필요로 하지만 읽어가는 것이 어렵지는 않다. 오히려 읽는 것은 참 쉽고 편하다.

    하지만 읽고 나서는 반드시 생각을 해볼 필요가 있다.

     

    본서는 총 31개의 편지로 되어있다.

    스크루테이프가 쓴 31통의 편지의 수신인은 신참 악마이기도 한 조카 웜우드다.

    웜우드는 '쑥 내지는 쓴 것'의 뜻을 담고 있다.

    악마에게 할당된 각각의 '환자'는 우리 인간을 뜻하고, 편지에 자주 등장하는 '원수'는 예수님을 가리킨다.

    스크루테이프는 편지를 통해 조카에게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자신에게 할당된 환자(인간)를 원수(예수)로부터 멀어지게 만드느냐 에 대한 개인지도를 한다.

    그 방법은 우리 인간들 입장에서 보면 교활하고 치밀하기 그지없어 악마의 뜻대로 세상이 돌아가는 것처럼 보일 때가 많다.

    악마는 인간의 빈틈을 노리는 데 아주 명수들이다. 특별히 자만심이 있는 사람에겐 모든 것을 잘 하고 있다고 계속 그렇게 생각하고 행동하라고 속삭인다.

    기본적인 의무보다 영적인 의무가 우선이라고 생각하는 기독교인들에겐 그것이 고차원적이고 더욱 성스러운 신앙생활이라고 부추겨 정작 이웃과 세상을 돌아보지 못하게 만들기도 한다.

    자기 의에 사로잡히게 만들어 남에게도 끊임없이 자기기준을 강요하게 만들기도 한다.

    돌아보면 우리가 예수님의 뜻대로 살아가기 위해, 또는 예수님과 가까워지기 위해 행했던 행동 중 많은 부분들이 예수님의 뜻과는 별개였던 것이이라는 점. 본서를 보면서 발견한 사실중 하나다.

    지난 2000년 동안 인간이 영적 진보를 충분히 이루지 못한 것에 비해 악마들은 인간을 유혹하기 위한 방법 면에서 엄청난 발전을 이뤘다.

    우리는 아직도 '악마'라고 하면 검은 색 옷을 입고, 머리에 뿔도 한 두 개쯤 나고, 무시무시한 모습으로 인간을 위협한다고 상상하는데, 악마가 그런 모습으로 세상을 활보한 적은 한 번도 없었음윽 기억해야 한다.

    악마의 속성은 추하고, 더럽고, 혐오스럽지만 그들은 위장이라는 것을 할 줄 알기 때문이다. 마치 광명의 천사처럼...

    사탄이 우리를 어떻게 유혹하는지 궁금하다면 본서를 한번 볼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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